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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상] 일본 최초 여성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국제적 의미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2025년 10월 21일, 일본 정치사에 새로운 역사가 기록되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임시국회 총리 지명선거에서 237표를 얻어 일본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선출되었습니다. 1885년 내각제 도입 이후 140년 만에 탄생한 여성 총리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국내외 언론들은 이번 선출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징성과 현실 사이 - 여성 리더십의 새 장이 열렸나?

다카이치는 자민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재이자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입니다. 남성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일본 정치 구조에서 여성이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변화임은 분명합니다.

다카이치는 마거릿 대처를 롤모델로 삼으며 북유럽 수준의 여성 각료로 구성된 내각을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2021년 기준 여성 관리직 비율이 13.2%에 불과하고, 중의원 의원 중 여성 비율도 약 15%에 그치는 등 성 평등 지수가 매우 낮은 국가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카이치의 여성 총리 탄생이 실질적인 성 평등 진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교토 도시샤대학교 페미니즘 전공 오카노 야요 교수는 "다카이치는 여성들이 겪는 고난이나 지도부 경선 과정에서의 성 불평등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일본의 성 불평등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을 배제한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다카이치는 부부 별성 제도에 반대하고, 동성 결혼을 반대하는 등 전통적 보수 가치관을 견지해왔습니다. 여성이라는 정체성보다는 강경 보수주의자로서의 정치 노선이 더 뚜렷한 인물입니다.

'여자 아베' - 보수 우파 연대의 부활

다카이치는 '여자 아베'로 불리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책 계승 의지를 밝혀왔습니다. 경제 정책에서는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노믹스'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금융완화와 확장 재정 정책을 지지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연정 구성입니다. 26년간 협력해온 중도 성향의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한 후, 다카이치는 강경 보수 성향의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새로운 연정을 수립했습니다. 이는 일본 정치가 더욱 선명한 보수 색채를 띠게 될 것임을 예고합니다.

일본유신회는 다케시마(독도)의 날 행사에서 장관급 참여를 요구하는 등 한일 외교 갈등을 키우는 행보를 계속해왔습니다. 자민당과 유신회의 보수 우파 연대는 한일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역사 인식 문제 - 야스쿠니 참배와 과거사 논란

다카이치 총리의 역사 인식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입니다. 그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아베 총리와 각료들이 참배하지 않았던 2007년 8월 15일에도 참배를 강행한 '소신파'입니다.

2022년 극우단체 심포지엄에서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한국, 중국의 반발을 겨냥해 "야스쿠니 참배를 중간에 그만두는 등 어정쩡하게 하니까 상대가 기어오르는 것"이라며 한국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다만 총재 선거 과정에서는 다소 수위를 낮춘 모습도 보였습니다. 다카이치는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 "시기와 상황에 맞게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외교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노선 변화인지, 아니면 총리 취임을 위한 전술적 선회인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 위기인가 기회인가?

다카이치 체제 출범이 한국에 미칠 영향은 복합적입니다.

우려되는 부분

다카이치는 독도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내 전통적 우파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또한 2024년 라인 지분 압박 사태를 다카이치가 주도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에 대해 강성 성향을 보인 축에 속합니다.

보수 우파 연대가 한일 간 갈등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관광, 무역,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협력의 가능성

하지만 실용주의적 접근도 가능합니다. 대통령실은 다카이치 당선 직후 "일본의 새 내각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한일 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중 기술 및 전략 경쟁이 격화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간 경제 협력, 동북아 안정 유지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특히 경제 교류와 기술 협력, 안보 대화는 양국 관계 개선의 실마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카이치를 직접 만난 한국 고위급 외교관에 따르면, 그는 "K-POP 같은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며 "한일관계를 중시하겠다"고 말했으며,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협력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한미일 3국 협력에 미칠 영향

다카이치는 아베 전 총리가 구상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의 후계자로서 국가 안보, 국방, 이민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으로 유명합니다.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부상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 협력 체제에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카이치는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양국 관계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결론 - 신중한 관찰과 전략적 대응 필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은 분명 역사적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강경 보수 정치의 강화라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체제 하에서 한일 관계는 긴장과 협력 양상을 동시에 띠며 복합적인 외교 국면에 접어들 것입니다. 과거사 문제에서는 갈등이 예상되지만,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는 실리를 추구하는 협력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다카이치의 과거 발언과 행보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동시에 대화와 협력의 문을 열어두는 균형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미일 3국 협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실용적 외교를 펼치되, 역사 문제와 영토 주권 문제에서는 명확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다카이치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과 행보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한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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